여러분은 ‘스꾸’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스꾸’는 ‘스토리 꾸미기’의 줄임말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열심히 꾸미는 MZ세대 사이에서 탄생한 신조어입니다. 스토리는 MZ세대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소통 수단으로, 일상의 소소하거나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는 인스타그램의 기능이에요. 음식 사진, 짧은 감상, 일상의 조각들은 이제 자연스럽게 ‘스토리로 올려야지’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죠. 오늘은 MZ세대가 왜 이토록 '스토리'를 사랑하는지, 스토리 꾸미기 트렌드가 무엇인지, 또 이것을 마케팅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볼게요.
오, 이거 스토리 감인데?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니! 스토리는 마치 이력서 마냥 신경 써야 하는 게시물과는 달리, 개인적이고 가벼운 순간에 활용하게 돼요. 내 스토리를 본 사람은 나만 확인할 수 있는 데다가, 정말 내 스토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만 답장이 오기 때문이에요. 관심은 받고 싶지만, 너무 관심 받고 싶지 않을 때 딱이죠.
이제 MZ 세대에게 있어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일상의 한 부분이에요. 그렇다면 MZ 세대들은 왜 이렇게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할까요? 그 이유에는 크게 세 가지의 핵심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1. 부담 없는 일방적 소통을 할 수 있어요.
스토리는 정보를 거의 일방적으로 제공하면서 답변을 강요하지 않는 소통 방식을 제공해요. 사용자는 반응을 기다릴 필요 없이, 가볍게 소통할 수 있죠. 게다가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특성 역시 부담을 줄여준답니다.
2. 공개적이면서도, 1:1 의사소통이 가능해요.
스토리에서 받는 공감은 좀 더 개인적인 의미를 가져요. 게시자 본인만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모든 사람이 보는 곳에서의 인정보다, 나만 알 수 있는 공간에서의 인정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법이죠. 스토리는 타인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자아 표출의 욕구'와, 공개적이지 않은 '개인화된 의사소통 방식'을 공존할 수 있도록 해 주어요. 이젠 재미있는 게시물에 서로를 태그하기보다는, DM으로 전송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어요. 모든 사람이 나의 댓글을 보길 원하지 않죠. 그건 너무 부끄럽잖아요.
3. ‘여백’이 존재해요.
스토리는 글씨체, 템플릿, 이모지, 음악 등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여 사용자가 자유롭게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요. 스토리의 ‘백지’와 같은 기능이 MZ세대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거죠. 소비자가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를 남겨주는 것, 2025 트렌드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답니다.
MZ들은 어떤 욕망으로 스토리를 업로드하는가
그렇다면 메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대해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가장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었던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기능 중, 유심히 보았던 기능들을 소개해 볼게요.
1. 사진 흔들기 효과

핸드폰을 흔들면 폴라로이드 사진이 선명해지는 기능으로, 스토리를 보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요.
2. 글씨체와 꾸미기 효과

전보다 더 다양한 글씨 꾸미기 효과를 제공해요.
3. 음악 공유 형식 추가

LP가 돌아가는 음악 아이콘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어요.
4. 댓글 기능

스토리에도 게시물과 같이 댓글을 달 수 있게 되었어요.
메타도 ‘스꾸’의 유행을 의식한 듯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스토리엔 없었던 공감 기능을 추가하는 것부터 시작해, 댓글 기능, 핸드폰을 흔들어 사진 보기 등 스토리 내에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러한 업데이트가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스토리 댓글’ 기능은 공개적인 상호작용을 꺼리는 스토리 사용자의 성향과는 맞지 않아요. 스토리에 달린 댓글을 모두가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업데이트는 ‘부담 없는 일방적 소통’이라는 스토리의 장점을 없애 버리는 시도였다고 판단돼요. 때로는 기능에 따라 상호작용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이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답니다.

카카오톡의 ‘펑’ 기능 또한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사례예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모방했지만, 폐쇄적인 소통 체계를 지닌 카카오톡의 성격과는 맞지 않아 사용자가 거의 없죠. 모든 플랫폼이 같은 방식과 형식의 기능을 제공한다면, 사용자들은 그 기능을 사용할 이유가 없어질 거예요. 따라서 각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제공하고, 그들의 욕구와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기능을 설계해야 한답니다. 스토리를 이용하는 MZ세대가 기대하는 것은 ‘공개적인 자기표현과, 통제할 수 있는 개인적 소통’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왜 갑자기 스꾸를 하는데?
그렇다면 ‘스꾸’는 왜 갑자기 유행하는 것일까요? 사실 스토리 꾸미기의 역사는 차근차근 진행되어 왔어요. 스토리는 처음 등장한 2016년 이래로, 사용자가 손쉽게 개성과 감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액세서리와 같은 도구로 진화해 왔죠. 현실에서는 시간과 비용이 모두 들지만, 스토리 꾸미기는 비용이 0에 가까우므로 노력 대비 만족감도 높아요. 그냥 시간만 투자하면 되니까요.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이제는 타인의 스토리를 깊게 보지 않는다는 거예요. 심지어 인스타그램은 나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의 스토리만 앞쪽에 띄워주죠. 인스타그램의 탐색 칸만 봐도 알고리즘은 나의 취향에 맞는 게시물들만 빠릿빠릿하게 추천해 주고 있어요. 관심 없는 게시물은 보고 싶어도 찾기가 힘들만큼 한번 고정된 알고리즘을 바꾸기는 쉽지 않답니다.
이렇듯 나에게 딱 맞는 콘텐츠를 빠르고 정확하게 추천해 주는 콘텐츠 환경에서 MZ세대는 즉각적이고 휘발성 있는 소통을 즐기고 있어요. 타인의 스토리를 깊게 탐색하지 않는 이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 속에서, 스토리를 꾸미기는 시선을 끌 수 있는 전략적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스꾸’를 하는 MZ세대의 목적은 자유로운 자기 표현에 있어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일시적이라도 자신이 주목받는 순간을 창출하는 것일지 모르죠.
최신 스꾸 트렌드
그렇다면, 가장 최근에 유행하는 스토리 꾸미기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1.에어드랍 & 갤러리 캡처

(사진 출처: EPIK @iloveu)
아이폰의 감성을 극대화하여 필터 없이도 자연스럽고 세련된 일상을 연출할 수 있어요.
2. 한 장으로 충분해! ‘콜라주’

(사진 출처: EPIK @iloveu)
여러 사진을 한 번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다양한 순간을 한 페이지에 알차게 담는 스꾸 방법이에요. 스토리는 많을수록 읽기 귀찮거든요!
3. 낙서 & 레트로 스티커

(사진 출처: EPIK @meowow)
직접 낙서하거나 아이패드를 활용해 나만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귀여운 별이나 표정, 강조할 부분을 손그림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답니다.
4. 혹시 지금 어떤 음악 들으세요? ‘에어팟 속 음악’

(사진 출처: EPIK @meowow)
노래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마치 에어팟에서 노래가 흘러나오는 듯한 장난스러운 편집이 귀여워요.
5.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인간 스티커’

(사진 출처: EPIK @ser.o.sea)
맛있는 음식, 잘 나온 사진들의 테두리를 오려 마치 스티커처럼 사용해요. 귀여운 다이어리 같은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요.
스꾸를 활용해서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그렇다면 MZ세대의 ‘스꾸’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녹여낼 두가지 방법을 제안해 볼게요.
1. '스꾸 챌린지'
특정 테마나 브랜드 관련 키워드를 활용한 ‘스꾸 챌린지’를 통해 MZ세대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요. 예를 들어 음료 브랜드라면 ‘#내최애음료스꾸’ 캠페인을 통해 참여자들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와 함께 일상 스토리를 꾸며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우수 참여자에게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이죠. 음악 스트리밍 기업이라면, 앞서 말씀드린 ‘에어팟 속 음악’ 챌린지를 한다면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으리라 예상돼요.
2. 브랜드 템플릿 & 스티커 제공
자연스럽게 브랜드 노출을 늘릴 수 있어 이미 많은 브랜드에서 활용하고 있는 방식이에요. 인스타그램에 배포할 브랜디드 필터를 만드는 마케팅 방법인데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엔 너무 동떨어진 내용과 디자인이라는 점이에요. 노골적으로 브랜드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아닌, 시기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밈(Meme)이나 트렌드를 파악하여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제품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요소를 적용시켜 제작한다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예요.
스토리 꾸미기는 이제 MZ세대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통 방식으로 자리잡았어요. 스토리는 부담 없이 개인적이고 휘발성 있는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물론, 자신만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백지’와 같은 매력을 지닌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마케터들은 MZ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스꾸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들의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는 캠페인과 브랜디드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거예요. 단순히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을 넘어서, MZ세대가 직접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할 때,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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